# 생존
본업도, 사이드 프로젝트도 꽤나 큰 위기에 있다.
본업은 본업대로 살아남아야하고 성과를 내야한다.
중견기업 자회사라고 할지라도, 성과가 없다면? 그대로 끝이다.
내 밥벌이도 못하는데, 거기에 돈을 쏟아부을 자선사업가는 없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연봉의 절반 정도 금액의 계약을 따내서 수행하고는 있는데,
꽤나 부담이 심하긴 하다.
8개월차에게 3년차~5년차 아니, 그 이상의 역량과 결과물을 요구하는 건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다.
나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많이 지쳐있는게 느껴지고 나도 슬슬 지쳐가기 시작했다.
사이드 프로젝트 사업도 꽤나 흔들리고 있다.
비록 내 사업은 아니지만, 가까운 지인&가족들이 있는 사업이기도 하고
나에게 본업에서 채우지 못하는 개발 경험을 채워주는 곳으로 나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곳이다.
그래서 내 일처럼 하고 있다.
이 곳 역시도 연이은 적자와 수익 감소가 발생하다보니 가장 비용을 많이 소모하는 개발조직은 바람 앞 등불 신세다.
10월, 11월까지 의미있는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개발팀은 사라질 예정이다.
# 몸부림
본업이나 사이드 플젝이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럴때 할 수 있는건 두 가지로 나뉜다.
1. 내 역량 올리기
슬프게도, 회사가 잘못되어도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
나는 항상 최악을 가정하고 인생을 사는편이라 최악을 대비하려고 한다.
그래서 양쪽에서 내 역량을 성장시킬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치로 경험하고 있다.
일단, 본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래와 같다.
- 전통적인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
- 중견기업의 내부 프로세스
- 비즈니스 매너
- 도메인 분석 설계
- 레거시 기간 시스템 유지보수 & 차세대 전환 준비(메인 오너쉽)
생각보다 꽤 많다.
코로나때, 상당수 개발자들이 레거시를 신규 프로젝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고생했다.
다행히도 그 시기에 그런 경험을 한 많은 개발자들이 현재 불경기에도 여전히 살아남아있다.
레거시 -> 신규 시스템 전환 경험이 앞으로 개발자로 살아남는데에는 꽤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딜 가서든 비즈니스 분석이 가능한 사람이라는 게 증명되니까.
사이드 플젝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21세기를 살아가면서 매우 중요한 것들이다.
- 각종 스타트업 지원 정책
- 소규모 스타트업 운용 방법
- 빠른 개발 & 검증 후 POC
- 마케팅
최근에 티스토리에 글을 못쓴게 네이버 블로그, 쓰레드에서 마케팅하고 글쓰느라 못했다.
이렇게 나는 양쪽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경험을 쌓아야한다.
솔직히 힘든데, 커리어 첫 3년은 갈아넣기로 마음먹었으니 문제 없다.
2. 나를 팔아보자.
좋다. 역량을 키우는 건 너무나도 좋다.
근데, 내가 나를 팔 줄 알아야한다.
자본주의, 아니 자본주의가 아니여도 세상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동작한다.
"너 AI 판치는 시장에서 뭘 할 수 있는데?" 를 잘 생각해보자.
최근에 신입 공고 자체가 없다.
왜 없을까?
경제도 어려운데, AI의 등장으로 기존 개발자들으로도 업무 진행이 가능해졌다.
그럼 신입을 굳이? 가르쳐야 하는데? 돈도 줘야하는데? 기껏 키워주면 3년차에 네카라쿠배간다고 떠나는데?
나 같아도 신입 채용은 안한다.
그러면, 그런 세상에서 어떻게 기업을 뚫어야할까?
위에서 힌트는 나왔다.
세상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동작한다.
"수요"를 가지면 된다.
예를 들어, 이런게 있을 거다.
이제 개발은 AI가 잘하는데, 이 복잡한 현실의 비즈니스를 잘 풀어서 옮겨줄 사람이 없네?
-> 너무 좋다. 나는 이미 4각관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문제를 풀어 소프트웨어로 옮긴 경험이 있다. 어필하자.
흠, 우리 조직에는 기존 시스템을 분석 & 기획해서 신규 기술 스택으로 마이그레이션 개발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기존 시스템 분석도 해야하고, 신규 기술도 잘 알아야하네? 심지어 안써본 기술도 써봐야하네?
-> 이 역시 좋다. 나는 MSSQL, C#, DevExpress, PowerBuilder로 짜여진 코드를 분석해서 Grafana, React, Kafka 기반의 대시보드를 만든 경험이 있다.
아, 우리는 빠르게 뭔가를 만들어보고 시장에 테스트해보고 다시 의사결정하는 사이클을 빨리 가져가보고 싶은데?
-> 좋다. 1주일만에 프로덕트를 만들어서 가까운 팀원들에게 POC해보고 크몽에 팔아보고, 마케팅을 돌려본 경험이 있다.
이런게 있을거다.
이렇게 뭔가 나오려면, 경험도 많이 해야하고 고민도 많이 해야한다.
이력서는 꾸준히 시장에서 검증하고 있는데 스타트업 씬에서는 나름 합격률이 나와서 안심하고는 있다.
일단 어디라도 나에게 흥미를 가지는 곳이 있다는 것이니 말이다.
# 방향성
이런 생존 몸부림을 통해서 최근에 가고자 하는 이직 방향을 확정하긴 했다.
"아예 처음부터 큰 기업에 도전하자"
사실 취준생때도 네카라당토에만 1번씩 지원해보고 끝이었다.
그냥 탈락하자마자 "역시 나는 여기 갈 역량이 안돼"라고 하며 내 역량을 단정지었다.
근데, 지금 시장은 그게 정답이 절대 될 수 없다.
그냥 지금부터 큰 기업을 두들기려고 한다.
내가 가진 이런 경험들을 잘 풀어내야하고 내가 남들보다 부족한 FE 개발 경험을 빠르게 보완해야한다.
근데, 그러면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주변에서 계속 소식을 접하고 있는데 정말 별반 다르지 않다.
입사하면 그 현실에 그냥 안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인생 방향도 조금은 바뀌고 있다.
원래는 어떤 행동에 대해 기대를 많이 걸었는데, 오랜기간 동기부여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왜냐하면 성공을 기대했는데, 실패하면 그 타격감이 꽤 컸다.
그래서 어떤 행동을 할 때 default를 성공에서 실패로 바꾸었다.
예전에는 "이거 이 정도로 조사해서 피드백 받으면 칭찬받겠지?"
였다면 지금은 "이 정도로 해도 부족할테니, 일단 가서 피드백 받고 다시 수정해보자"
이런 느낌이다.
성공을 기대했다가 오는 좌절감에 비해서
실패를 기대하다가 오는 성공의 성취감이 개인적으로
회복 탄력성에 좋은 것 같다.
꽤나 애쓰고 있는 한 해이다.
근데, 뭔가 성과가 잘 안나온다.
개인적으로든, 커리어적으로든
그나마 통장 잔고가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주식시장도 계속 불확실성이 있어서 단언하기 어렵다.
여튼, 이제 네이버 블로그와 쓰레드를 안정화시켜두었으니
이제 티스토리에 개발글을 써보자.
아 맞다, 독서록도. 한 5~6권은 더 읽었는데
독서록 못쓴건 개인적으로 짜증난다.
주단위 회고록부터 다시 돌려와야한다.
개발 관련 글도 쓸게 산더미였는데, 다 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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